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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광주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 경찰관들이 게임장 업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과 불법 업소의 유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지방경찰청은 6일 불법 게임장 업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광주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최모(42) 경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최 경사와 함께 향응을 받은 서모(40)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
최 경사는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다 최근 구속된 양모(48)씨로부터 회식비 등 명목으로 280만원을 받았으며 서 경위와 함께 80만원 어치의 향응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불법 게임장 단속 과정에서 증거물로 확보한 돈 400만원을 압수하지 않고 숨겨뒀다 업주에게 돌려줘 불법 사실을 축소한 전직 광주 광산경찰서 경찰관이 직무유기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서부경찰서 경찰관 3명이 불법 게임장 단속 과정에서 업주를 감싸려고 불법 사실을 축소 보고하고 현금과 게임기 등 일부 증거물을 압수하지 않았다가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불법 게임장 단속 과정에서 경찰관과 업주가 유착할 가능성이 산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최 경사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업주 양씨도 불법 게임장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경찰관과 미리 친분을 쌓아두려는 의도에서 지난 8월 다른 게임장의 불법 사실을 제보하며 최 경사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법 게임장을 차린 양씨는 게임장을 열자마자 경찰 단속에 걸려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경찰관에게 많은 도움을 줬는데 구속되다니 억울하다'며 반발해 경찰이 최 경사 등을 조사하게 됐다.
이같이 불법 게임장 업주의 교묘한 접근으로 단속 경찰관과 업주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상존하다보니 일부 경찰서에서는 게임장 단속 현장에 감찰 부서 경찰관이 동행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조직폭력배를 관리하던 경찰이 폭력조직 내부에 정보원을 두고 편의를 봐주기도 했듯이 불법 게임장 업주도 가까이 지내며 정보를 얻는 등 단속에 활용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차단하면 단속이 어려워진다는 볼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불법 업소를 효율적으로 단속한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관계조차도 이번 사례에서 보듯 부적절한 유착 관계로 흐르기 십상이므로 미리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경찰관이 불법 행위를 묵인하거나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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