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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시기엔‘대박’의 기운이라도 받고 싶다. 로또 추첨 전날인 5일(금요일) 오후, 서울 상계동의 한 편의점에 로또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이 편의점에선 1등 당첨자만 10명이 나와‘로또 명당’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
불황의 터널, 運에 베팅한다… 사행산업 급성장
로또 7%·토토 48% 매출 급증… 경마장·강원랜드도 북적북적
토요일인 지난 6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역 인근 마사회 장외(場外)발매소. "10번, 그래 10번아…." 마지막 커브에서 치고 나와 선두마(馬)에 따라붙던 10번마는 결국 3위에 그쳤다. 가슴에 '25시간 영업'이라고 써 붙인 퀵서비스 배달원 박모(45)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박씨는 "한 번만 제대로 걸리면 하루 일당 빠지는데, 아무래도 층을 바꿔 봐야겠다"고 말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건물 중 5개 층을 쓰는 용산 장외발매소는 이날 명절 고속버스 터미널을 방불케 했다. 이날 하루에만 5000여 명이 몰렸다고 발매소 측은 전했다. 낮술에 불콰해진 얼굴들, 한숨에 찌든 사람들이 가득했다.
불황의 초입, '대박' 꿈을 꾸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마사회가 예측한 올해 경마 예상 매출액은 7조4000억원. 지난해보다 13%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강원랜드도 희색이다. 9월까지 전년보다 9.6% 늘어난 강원랜드 매출액(8815억원) 증가세는 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이후에도 꺾이지 않았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연말까지 매출 10% 증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들어 로또 판매액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주 440억원어치씩 팔리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정도 늘어난 것이다. 스포츠토토의 해외 스포츠 복권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48% 급신장했다. 한 주에 50억원씩 판돈이 걸려 이미 로또 판매액의 10%를 넘는 큰 규모가 됐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어둡고 힘든 불황기에는 차라리 운에 맡기자는 '한탕주의'가 번지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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