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사설경마는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KRA한국마사회 경마보안센터는 "지난 10월에는 판돈이 무려 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설 경마-경정조직이 검거돼 불법도박 조직의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억원은 지난 한 해 전체 사설경마 단속 금액에 맞먹는 규모"라며 사설경마의 위험성과 그 폐해를 경고하고 나섰다． 또한 2008년 한해만 사설경마 규모가 4조2219억원에 달해, 더 이상 방관했다가는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법기관과의 공조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불법 사설 경마를 근절시킬 수 있는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당장 사설경마 단속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경마보안센터 사설경마단속팀과 사법기관과의 공조가 쉽지 않다． 사법기관의 경우 치안문제에 치중하는 입장이어서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는 것이 현실． 경마보안센터의 정태일차장은 "사법기관내 사설경마 단속 전담조직 신설 및 사설경마 검거자에 대한 포상 근거 마련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사법권을 주어 불법도박 단속에 전담하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인터넷 구매 허용 등 규제 풀어야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도 현장의 목소리다． 마사회는 불법도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사감위가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를 시작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감위는 올해 초 합법 사행산업의 전체 매출을 15조9000억 원으로 묶었고, 인터넷 경마베팅을 폐지하고 장외발매소 신설을 금지했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사감위의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합법 사행산업의 고객들을 흡수하며 오히려 급증하는 역작용을 낳고 있다． 경마 전문지 경마문화신문의 김문영 대표는 "이런 규제가 경마팬들의 마권 구매를 어렵게 했기 때문에 접근이 쉬운 사설경마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복권이나 토토처럼 가까운 곳에서 합법적으로 쉽게 구입하도록 허용하면 사설경마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경주당 10만원 구매상한선(베팅상한선)과 높은 세금(원천세율은 16%)도 사설경마를 부추긴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설경마는 구매상한선과 세금이 없으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김문영 대표는 "세금을 낮추고 구매상한선을 높여야 한다． 단속과 규제만으로는 사설경마 근절은 먼 나라 이야기다．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풀어주고 시장에 맡기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