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매체로 지정됐지만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어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이 무려 1조원의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 9세부터 49세의 게임을 하고 있는 일반인 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의 37.9%가 ‘아이템 현금거래를 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통계청의 ‘2007 게임 아이템 구입 비용’에 따르면 1조원 이상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현금거래까지 합한다면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사 결과에서 공식적으로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거래를 할 수 없게 돼 있는 청소년 이용자들의 거래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9~14세 이용자 중 46.4%, 만 15~19세 이용자 중 40.2%가 현금거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경험율을 보인 것이다.
전문의는 청소년의 경우 인터넷 중독에 빠지면 사회성이 결여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소아의 경우 게임중독은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장애가 우울증 증상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으며 과도하게 몰입해 게임을 할 경우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아이템 사이트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놀이미디어센터 권장희 소장은 “아이템 거래 자체가 게임 본래의 재미를 해치고 사행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성인 대상이 아닌 청소년이 이용 가능한 게임의 아이템 거래를 철저히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부모정보감시단 김성심 사무국장은 “아이템을 둘러싼 아이들의 경제관념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유익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적인 것들이 파생되고 있어 음지에서 활발히 행해지는 거래 자체가 문제다”라고 피력했다.
반면 역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양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콘텐츠경영연구소 위정현 소장은 “세계적 흐름은 아이템 거래를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인정하는 추세이며 청소년 보호나 투명한 세금 징수 등을 전제로 양성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템 거래사이트인 아이템베이의 관계자는 “오히려 아이템 거래 사이트가 음지에서 거래되는 사용자 간의 직거래에서 발생했던 사기, 폭행 등 범죄를 감소시켰으며 음성적으로 진행되던 거래의 문제점들이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통해 해결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때문에 아이템 거래가 생긴 것이 아니라 그 전에도 존재하던 아이템 거래를 안전한 시스템에 올려놓은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게임 개발 업체들은 오히려 이러한 게임 거래 사이트가 불법적인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아이템 대여 및 현금거래를 부추기는 사이트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많은 게이머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게임시스템의 균형을 깨뜨려 게임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를 새로운 비즈니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어 계정 내에서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지난 5월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가 청소년 유해매체로 선정해 성인 인증을 통해 가입해야 하지만 청소년들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가입하고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다.
복지부 아동청소년보호과 김태동 주무관은 “거래 사이트 내에 청소년은 있을 수 없지만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것에 대해 수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휴대전화 인증제도, 공인인즈서를 통한 확인 등의 방법이 있지만 누구나 이에 해당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권리를 막으면서까지 하는 것은 위법의 요소가 있어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주무관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계속적인 인식 개선 작업과 계몽 운동을 실시해 이러한 거래 사이트나 현금 거래 등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사업을 계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