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에서 ‘한탕’을 노리는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민박집, 원룸, 게임장, 펜션, 농촌 빈집 등 다양한 형태로 위장해 주택가까지 파고들고 있으며 365일 연중무휴 형태로 운영되는 인터넷 도박이 성행하는 등 도박이 우리사회 곳곳에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한해 도박사건 발생 및 적발현황을 파악한 결과 모두 277건의 도박사건을 발생해 198건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년 106건보다 171건(161.3%)이 늘어난 것이며 적발건수도 104건(110.6%)이 증가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장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이 급증한데다 수사기법이 발달하면서 실적이 크게 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작년만 인터넷 도박사건 150건을 적발해 1명을 구속하고 17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인터넷 도박이 극성을 부리는 현상에 대해 ▲경기 불황에 따른 한탕심리 ▲가상공간으로 인한 화폐 개념 상실 ▲인터넷 도박에 대한 규제 미비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도내에서 검거된 도박 사범들은 회사원에서 공무원, 조직폭력배, 대학교수, 학생, 자영업자, 주부 등으로 다양했으며 변종 영업이 활개를 치면서 농가나 한적한 민박집, 펜션, 오피스텔, 주점 등으로 꾸민 불법 도박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제 불황도 대리운전기사, 버스기사 등 평범한 서민들이 도박에 빠져드는 원인으로 제시됐다. 한탕주의 노출된 서민들이 친목도모를 위한 오락성 게임이 아니라 적게는 수 십만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을 놓고 전문적으로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가정주부의 경우 30~50대가 대부분으로 자녀가 학교나 직장을 다녀 상대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주부들이 도박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도박으로 인해 가족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은 마약과 같아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며 “가정파탄과 사회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민생침해범죄라는 점에서 폐해가 큰 만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