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에서 게제된 글  

제목: '멀티방'을 아시나요, 청소년들 즐겨 찾는 은밀한 '性 해방구'  

청소년들의 은밀한 '性 해방구' ,컴퓨터 게임기 노래방기기 등 구비,2인용 침대에 통유리 욕실까지 갖춰 

기사내용  

"모텔이요? 요즘 거기 가면 촌놈이죠."  

평소 '멀티방'을 즐겨 찾는다는 한 남자 고등학생의 말이다. 실제로 멀티방은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멀티방은 영화·보드게임·플스게임·TV·PC 등 다양한 컨텐츠를 갖추고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대실료가 1시간에 5,000~6,000원으로 저렴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지만 문제는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이런 멀티방을 건전한 놀이문화 공간이 아닌 일종의 '성 해방구'로 이용한다는 데에 있다.  

지난 15일 오후 7시쯤 서울 모 대학 인근 멀티방.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실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손님 중 대부분은 20대 커플이었지만 중ㆍ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커플도 보였다.  

이중 한 커플에게 말을 걸어봤다. 자신의 나이가 17세라고 밝힌 민 모 군은 "여자 친구와 단둘이 데이트 하고 싶은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멀티방의 최대 장점은 창문 전체를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가릴 수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멀티방은 공간이 밀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가 보이게끔 창을 두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원칙을 지키는 업주는 거의 없다. 이곳 종업원은 "손님이 없을 때 블라인드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단속을 피하고 있다"라며 "다른 멀티방도 사정은 똑같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밀폐된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길이 없다. 

손님 몰려 한시간씩 대기  

1시간여 기다린 끝에 멀티방에 입장할 수 있었다.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복도로 들어서니 양 측으로 10여개의 방이 나란히 붙어 있다. 방문을 열고 온돌방에 들어서니 위에는 8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가, 아래에는 DVD플레이어, Wii게임기, 노래방기기, 컴퓨터 등이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인용 침대와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욕실다. 흡사 모텔방을 연상시킨다. 종업원에게 "여기서 작업도 가능한가"라고 물어보니 "말도 마라. 청소할 때마다 콘돔과 휴지가 널려 있다. 침대나 소파 틈새에 숨겨놔서 찾기도 힘들다"고 푸념했다. 그는 "모텔이나 DVD방을 갈 수 없는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다. 그중 90%는 성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홀은 대기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들 가운데 한 고등학생은 "멀티방 안에서 흡연은 기본이다. 가방에 숨겨 들여온 술로 술판을 벌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친과 올 때는 성관계도 갖는다"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문을 걸어 잠그고 TV볼륨 올려놓으면 그때부터 자신들만의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놓았다. 입실 인원수에 크게 제한이 없다 보니 남녀 여럿이 혼음도 하고 파트너를 바꿔서 성 관계를 하는 스와핑도 이뤄진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미성년자 출입 규제 허술  

멀티방은 건전한 놀이문화의 측면에서 활용될 경우 장점은 많다. 실내에 다양한 컨텐츠를 갖추고 있어 주머니가 넉넉지 못한 젊은이들은 친목 모임이나 연인들의 생일파티 등을 멀티방에서 갖기도 한다.  

멀티방은 PC방이나 DVD방처럼 오후 10시 이후에는 청소년 출입을 금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업소는 거의 없다. 외견상 청소년으로 보여도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들여보내기 일쑤다. 드물게 원칙을 고수하는 멀티방도 청소년들의 '위장술'에 속수무책이다. 오후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야간정액제로 멀티방을 애용하는 청소년 중에는 날카로운 핀이나 문구용 칼로 주민등록번호를 긁어 숫자를 감쪽같이 바꾼 뒤 태연하게 이곳을 출입하기도 한다.  

갈수록 통제가 힘들어지는 멀티방을 규제할 제도적인 장치는 없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뾰족한 규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멀티방은 2006년 국내 첫 도입될 당시 자유업으로 지정돼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무등록 업소도 수두룩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이나 '인터넷게임시설제공업'으로 등록하도록 했으나 여전히 무등록 멀티방이 많은 실정이다. 더욱이 미신고 변종 멀티방이 성행하면서 사실상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변종 멀티방은 전국적으로 수천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등록 업소는 적발시, 영업장 폐쇄 및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이 정도 벌금은 수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리고 그 돈의 상당수는 청소년의 호주머니에 나온다. 탈선 청소년 중에는 멀티방 비용 마련을 위해 2차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정부 당국이 독버섯처럼 번지는 별종 멀티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서울 기사내용2

넌 모텔가니? 난 '멀티방'간다!  

PC방과 게임방, DVD방이 합쳐진 '복합문화서비스' 공간인 멀티방이 변질돼, 대학생은 물론 청소년들의 성관계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모텔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대학가와 유흥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청소년들이 누드 화상채팅을 하거나, 성행위를 몰래 촬영하는 곳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멀티방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등록돼 있어 단속마저 쉽지 않다． 　 

◇ 멀티방이 뭐길래

 '젊음의 거리'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멀티방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체류 4시간에 2만원씩 하는 A멀티방에 '주간정액권'을 끊고 들어가자 복도 양쪽으로 10여개 방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각각의 방은 모텔방과 다름없었다． 2인용 침대와 대형 거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통유리에 커튼이 가림막을 하는 욕실에는 커다란 월풀 욕조와 사우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목욕베드가 있었다． A멀티방 인근에서 만난 경찰관은 "호기심에 들러봤는데 폐쇄적이었다"고 말했다.

 유흥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송파구 신천에서도 마찬가지． 신천 B멀티방의 경우는 체류 1시간30분에 1만7000원． 방안은 2인용 침대, 대형 LCD TV, 2대의 컴퓨터, 간이용 의자가 비치돼 있었다． 신촌 A멀티방처럼 욕조는 없었지만 샤워기,세면도구가 갖춰져 있었다． 10여분동안 기자가 방안을 기웃거리는 사이,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세 커플이 들어왔다．

 ◇ 멀티방은 PC방,DVD방에서 전업　

멀티방은 2006년부터 생겨났다． 기존 PC방과 DVD방이 멀티방으로 전업한 것이다． 초창기 창업 멤버 중 한명인 멀티방 주인 정모(45)씨는 "일본서 멀티방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국내에서 업종변경을 꾀했다"며 "'모텔 대용'이 아닌 문화공간으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2007년까지는 여성도우미를 불러주는'은밀한 장소'로 활용돼,성매매 장소를 대여해주는게 아니냐는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2년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멀티방 등록업무 처리지침'을 마련해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이나 '인터넷게임시설제공업'으로 등록 지도를 하면서 여성도우미들은 사라졌다．  

◇ 멀티방은 모텔 방(?)으로

　그러나 멀티방은 여전히 성관계를 위한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텔보다 저렴하고, 심리적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 송파구 신천에서 유명 멀티방 체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청소할 때마다 콘돔과 휴지가 널려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커플들이 사용한 콘돔과 휴지를 숨겨놓아,일주일에 두번씩은 소파를 들어내는 대청소를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멀티방의 문제점은 청소년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출입한다는 것． 숙박업소처럼 청소년 출입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정씨는 "모텔이나 DVD방을 갈 수 없는 청소년들이 드나들기도 한다"면서 "청소년들의 90%가 성관계를 갖기 위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애매한 단속 기준…손놓은 단속

　현재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멀티방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시설 50%이상을 갖췄는가','동일공간에서 게임방 등 2가지 이상 복합문화를 즐길 수 있는가'를 충족시키면 된다． 멀티방과 관련된 유일한 단속은 '창을 가렸는지 여부'다． 하지만 멀티방 업주들은 이마저도 블라인드 등을 설치해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다． 서대문구 신촌의 멀티방 주인 김모씨는 "손님이 없을 때 블라인드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단속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술을 마시거나 성관계를 하다 적발되면 업주가 처벌을 받게되지만 폐쇄적인 공간 때문에 단속도 쉽지 않다． 때문에 해당 구청도 단속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다． 서대문구청 담당자는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는 않다．우선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우석·김자영기자 demory@